정치 정치일반

[현장르포] 대선출정식 방불케한 潘의 귀환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12 22:01

수정 2017.01.12 22:01

입국장엔 수백명 몰려.. 곳곳서 반기문 연호
첫 일성은 "고맙습니다" 환영인파 향해 환한 표정
지하철 귀가로 서민행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 유순택 여사와 함께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 유순택 여사와 함께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12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입국장에는 수많은 환영인파와 취재진이 몰렸다. 예상을 뛰어넘는 수 백명의 인원이 한데 엉키면서 인천공항 입국장은 한때 혼선이 빚어졌다.

반 전 총장의 대권행보를 돕는 캠프 측의 경험 미숙으로 혼란은 더 심해졌다.
캠프 측이 반 전 총장 입국 직전까지 출국 게이트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일부 지지자들과 공항 관계자들 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환영 현수막 설치를 놓고도 캠프 측과 지지자 모임이 옥신각신거렸다.

17시 38분 반 전 총장이 그의 아내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은 환영 인파를 향해 오른손을 흔들어 보이며 게이트를 통과했다. 이어 지지자들이 건넨 꽃목걸이를 목에 건 반 전 총장은 한복을 입은 사내아이를 안아 올린 채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랜 시간 공항에 대기하고 있었던 지지자들은 연신 반 전 총장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반 전 총장은 "고맙습니다"라며 귀국 첫 일성을 건넸다.

기자회견을 위해 공항에 마련돼 있던 단상에 오른 반 전 총장은 담담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표정을 유지했다. 자신에게 쏠린 여론을 의식한 듯 평소보다 한층 강한 어조로 연설을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은 준비된 연설문에는 거의 눈길을 주지 않은 채 취재진과 지지자를 바라보고 발언을 이어갔다. 지지자들은 연설 중간에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외치는 등 환호를 멈추지 않았다.

연설을 마친 반 전 총장은 취재기자들과 짧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뒤 서울역으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경호원들이 반 전 총장을 엄호했지만 인파가 몰려 제대로 걷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지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반 전 총장의 얼굴을 담기 위해 휴대폰을 들고 촬영을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은 이동하는 동안에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계단 위층에 있는 사람들까지 배려해 높이 손을 흔들어 인사해 주었다. 한편, 반 전 총장의 반대 세력도 일부 공항을 찾아 항의성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으나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울역 행 열차에 탑승한 반 전 총장은 시민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친서민 행보를 이어갔다. 자리에 착석한 뒤에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착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반 전 총장이 이날 인천공항에 입국해 서울역까지 향하는 동안 곳곳에서 크고 작은 혼란이 계속됐다.
지지자들과 경호인력이 부딪히며 가벼운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나왔다. 반 전 총장 캠프 측은 "여러가지로 정말 죄송하다.
송구스럽다"고 행사 진행 미숙에 대해 사과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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