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영선 행정관 모순되는 답변·‘모르쇠’로 질책받아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12 17:28

수정 2017.01.12 17:28

헌재 4차 변론기일 열어 증인 4명 소환해 신문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중인 헌법재판소가 12일 4차 변론기일을 열고 소추위원단이 요청한 증인 4명을 소환, 신문했다. 앞서 1차례 출석을 미뤘다가 이날 출석한 이영선 행정관은 자신 증언과도 모순되는 답변을 하는가 하면 막무가내 식 증언거부로 질책을 듣기도 했다. 소추위원단 측은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의무 위배와 언론자유 침해 사실을 입증하는데 신문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이영선 '모르쇠' 태도에 재판관 "증언하라"

이날 서울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낸 이 행정관은 의상실 등에서 최순실씨를 수십차례 본 사실을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업무상 비밀을 이유로 답하지 않았다. 최씨를 청와대에서 봤는지 등의 질문에는 "직무에 관한 것이어서 말씀을 드리지 못한다"며 입을 꾹 닫았다. 신문하는 소추위원단 측이 경호실의 직무와 최씨에 대한 정보는 관련이 없다고 다그쳤으나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헌재 재판관들은 "본인의 범죄와 관련 있지 않으면 이야기해야 한다"며 수차례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행정관이 박 대통령 지시에 따라 돈 봉투를 의상실에 전달한 사실은 진술하면서도 최씨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지 않자 강일원 주심 재판관은 "대통령이 돈 봉투를 외부에 전달해 달라고 한 게 더 큰 비밀 같은데 그 말은 편하게 하고 최씨가 청와대에 들어온 건 왜 그렇게 큰 비밀이냐"고 지적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이 행정관 위증논란도 빚어졌다. 이 행정관이 직접 운전해 최씨를 청와대로 데려갔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정미 재판관이 "정호성 비서관에 '최 선생님 들어가십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있나"라고 묻자 "문자에 그렇게 나와 있기 때문에 그런 (사실이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답한 것이다.

이 행정관이 최씨를 데리고 청와대에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한 상황 이후 나온 것으로 자신의 두 증언이 서로 배치되는 셈이다.


■"위기상황은 무조건 유선보고 원칙"

오후에는 참여정권에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장을 지낸 위기관리 전문가 류희인씨가 출석해 세월호 침몰참사 당시 청와대 대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신문이 이뤄졌다.

청와대가 재난상황에서 국가 컨트롤타워인지, 박 대통령이 컨트롤타워를 지휘할 책임이 있는지 등에 대한 소추위원단 측의 질문에 류 전 센터장은 "세월호 참사처럼 피해가 확산되는 국가재난의 궁극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며 "위기상황에 국가자원을 총동원하는 명령은 대통령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세계일보 조한규 전 사장, 조현일 기자도 이날 소환해 2014년 정윤회 문건유출 파동과 관련해 청와대의 보도자유 침해사실이 있었는지도 신문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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