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 행적 석명 자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아침 일찍 관저 집무로 출근해 업무를 봤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이 아닌 관저 집무실로 출근한 것과 관련해 자료를 통해 “그날 공식일정이 없었고 신체 컨디션도 좋지 않아 관저 집무실에서 근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를 처음 인지한 건 오전 10시로 국가안보실 서면보고를 통해서였다. 지난 2차 변론기일에서 윤전추 행정관의 진술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청와대로 인편으로 전달됐으며 윤 행정관이 박 대통령에게 이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리인단은 이날 박 대통령이 이메일, 팩스, 인편으로 보고를 받고 전화로 지시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처리됐다고 전했다.
사고를 인지하고 15분 만인 10시 15분께 박 대통령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파악을 지시하고 7분뒤 김 실장에 다시 연락해 “샅샅이 뒤져 철저히 구조하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다만 대리인단은 이 같은 자료를 내며 녹취록 등 이 같은 지시내용이 실제로 있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이 오전 내내 국가안보실과 사회안전비서관 등에게 보고를 받았고 안봉근 당시 제2부속비서관에게도 대면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간호장교 신보라 대위가 가져온 의료용 가글을 윤 행정관을 통해 수령하기도 했다.
윤 행정관은 이날 오전 중 외부인이 들어오지 않았으며 오후 미용사 2명이 들어와 머리손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대리인단은 오후 3시 35분께 미용사가 방문해 20여분 동안 박 대통령이 머리손질을 받았고 오후 5시 15분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짧은 점심식사를 가졌으며 정호성 당시 제1부속비서관에게 대면보고를 받고 오후 2시 50분께 기존 승객 전원구조가 잘못됐다는 보고 역시 받은 상태였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로 복귀한 뒤에도 계속 국가안보실 등으로부터 구조상황을 보고받고 이튿날 새벽까지 진도방문을 위한 말씀자료와 계획안을 받아봤다고 대리인단은 주장했다.
대리인단은 16쪽에 걸친 박 대통령 세월호 참사당일 행적 석명자료에서 박 대통령이 받은 보고 및 지시를 모두 나열해 생명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대처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소책임주의에 따르는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의무가 탄핵사유로 반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헌재 이진성 재판관은 10일 열린 3차 변론기일에서 답변서가 준비기일에 헌재가 요구한 내용에 미치지 못한다며 “피청구인(박 대통령)의 기억을 살려 세월호 침몰에 대한 최초 인지시점이 언제인지, 최원영 고용복지수석과 통화기록이 사실인지, 안보실장과 수차례 통화한 기록이 있는지 등을 밝혀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리인단은 다시 헌재에 박 대통령 행적과 관련한 의문점을 풀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입증책임을 지게 됐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