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1960년 미국으로 입양…“겨우 4살이었습니다”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8 13:09

수정 2017.01.08 13:09

“겨우 4살이었습니다. 미국으로 오기 전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내가 어디서 왔는지, 무엇 때문에 왔는지 나누고 싶습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엘라 퐁(Ella Fong·59·여)이 애타게 친부모를 찾고 있다.

퐁은 1957년 1월 1일 한국에서 태어났다. 미국인 양부모는 퐁이 서울에서 태어났다고 했지만 퐁은 자신이 태어난 곳이 부산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린 퐁은 보육원에서 자랐다.

퐁이 양부모를 만난 곳도 보육원이었다.
평소 한국인 아이를 입양하고 싶어 했던 양부모는 홀트아동복지회의 도움을 받아 퐁을 데려가기로 했다. 그렇게 한국에서 혼자였던 퐁은 1960년 1월 10일 고국을 떠나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가게 됐고 새로운 부모를 만나 미국인이 됐다.

퐁은 부모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으며 외동딸로 자랐다. 펜실베이니아주 에리 인근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퐁은 대학에도 진학하고 졸업 후에는 다양한 일을 하며 살았다.

1982년 25살이 된 퐁은 또 한 번 인생의 큰 변화를 겪었다. 자신이 입양됐던 것처럼 이번에는 한국인 여자 아이를 입양한 것이다. 퐁은 “입양은 어렸을 적부터 항상 원하던 일이었다”며 “킴벌리는 아주 특별한 딸이고 내겐 커다란 축복이다. 킴벌리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그녀도 나처럼 한국의 보육원에서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킴벌리를 키우며 혼자 살아가던 퐁은 1985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로 이사했고 1995년 지금의 남편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FBI에서 장기간 근무하고 은퇴한 후에는 시민단체에서 컨설팅 관련 업무를 하는 등 직업적으로도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퐁은 “내 인생은 풍부하고 충만했다. 수년 동안 멋진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와 특권을 누렸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름다운 딸은 내 삶을 풍성하게 했다”고 전했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퐁이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채울 수 없는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친부모가 누굴까에 대한 궁금증과 그들을 만나고 싶은 그리움이었다.

퐁은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며 “미국에 오기 전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처음 4년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등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엘라 퐁의 어린시절/사진=경찰청 제공
엘라 퐁의 어린시절/사진=경찰청 제공

엘라 퐁/사진=경찰청 제공
엘라 퐁/사진=경찰청 제공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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