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 "30년 훌쩍 지나서야 언니들 존재 알게 돼"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8 16:54

수정 2016.12.18 16:54

친자매 찾는 36세 김모씨, 광주서 네자매 중 막내로 태어나 할머니 손에 맡겨진 후 입양돼
30년 전 헤어진 언니들을 찾는 김모씨(36·여)
30년 전 헤어진 언니들을 찾는 김모씨(36·여)

약 30년 전 광주에서 세 아이의 엄마가 넷째를 낳다가 숨을 거뒀다. 아이들은 할머니 손에 맡겨졌으나 홀로 네 아이를 키울 수 없었던 할머니는 갓 태어난 막내를 다른 집에 입양 보냈다. 그렇게 아이는 친아빠도, 친형제들의 존재도 알지 못한 채 자랐다. 30여년이 지나 성인이 된 아이는 뒤늦게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게 됐고, 어릴 적 헤어진 언니들을 찾아나섰다. 김모씨(36.사진)의 안타까운 사연이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김씨는 광주에서 주류 배달을 하던 아버지와 평범한 어머니 사이에서 네 자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하지만 어머니는 김씨를 낳다가 세상을 떠났고, 네 자매는 할머니에게 맡겨졌다.

당시 고령이던 할머니는 아이들을 모두 키우기에는 힘이 부쳤고, 하는 수 없이 핏덩이였던 막내 김씨를 입양 보내기로 결심했다. 결국 김씨는 잠시 광주 친정집에 내려와 있던 양어머니 품에 가게 됐다.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으나 양어머니는 여동생을 통해 김씨를 받아 집으로 데리고 갔다.

평생 양부모를 친부모로 알고 살았던 김씨는 최근에야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친언니들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할머니께서 핏덩이인 나를 키울 수 없어 입양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니들의 정확한 나이는 알지 못하고 2~3살 정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씨는 현재 직장을 다니며 틈나는 대로 수소문을 하고 있다. 문제는 김씨의 양부모가 모두 사망해 입양 당시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 친척들과는 오래전부터 왕래도 없고 연락도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김씨가 의지할 곳은 아무 데도 없다.

김씨는 "살면서 외삼촌을 딱 한 번 봤는데 그때 외삼촌이 '너는 우리집 피가 아니다. 연락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그땐 너무 어려서 그 말이 진짜인지도 모르고 '아빠를 너무 싫어해서 나까지 미운가 보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답답한 마음에 김씨는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김씨의 DNA를 채취해 유전자 감식까지 했으나 김씨의 친부모로 확인된 사람은 없었다.

김씨는 "아예 몰랐으면 모르겠지만 이제 알게 되니 정말 진심으로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졌다"며 "엄마, 아빠도 안 계셔서 물을 곳도, 찾을 곳도 없다.
꼭 좀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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