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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살리려 '노트7' 버린다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1 17:35

수정 2016.10.1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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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정부, 사용중단 권고.. 삼성, 생산·판매 모두 중단
업계선 '단종 수순' 관측.. 신뢰 지키기 뼈아픈 결단
삼성 '갤럭시' 살리려 '노트7' 버린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일제히 갤럭시노트7의 사용 중단을 권고하면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생산과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 막대한 금전적 손실이 우려되지만 소비자의 안전과 신뢰를 위해 발빠른 결단을 내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첫 출시 이후 '세계 최고'로 인정받아온 '갤럭시' 브랜드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사실상 '갤럭시노트7'을 버리는 뼈아픈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구매자들에게 교환과 환불 등 후속조치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찾는 과제를 안게 됐다.

■소비자 안전 우선…판매중단

11일 삼성전자는 새 갤럭시노트7 판매·교환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한국국가기술표준원 등 관계 당국과 사전협의를 거쳐 이뤄졌다.
같은 날 국토교통부 역시 항공안전을 위해 갤럭시노트7 전 제품에 대해 △항공기 내에서 전원을 끌 것 △항공기 내에서 충전하지 말 것 △위탁수하물로 부치지 말 것 등 사용제한을 권고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보도된 갤럭시노트7 교환품 소손 사건들에 대하여 아직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지만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생산.판매 중단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사실상 갤럭시노트7 단종 수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CPSC)의 새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 조사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국표원이 이미 제품의 결함 가능성을 지적, 비슷한 조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 기기의 결함이 아니라고 조사결과가 나오더라도 두번이나 판매중단 사태를 겪은 제품이 시장에서 다른 제품들과 경쟁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브랜드 신뢰 지키기 위한 결단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 CPSC의 공식적인 발표에 앞서 자체적으로 판매와 생산을 중단하며 선제적으로 나섰다.

사실상 단종 수순으로 보이는 판매 중단은 결국 삼성전자가 7년 이상 쌓아온 '갤럭시'라는 브랜드를 위해 갤럭시노트7을 희생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제품 하나를 단종하더라도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통큰 결단을 신속하게 내렸다는 신뢰를 지키겠다는 의지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에 따른 피해액은 1차 리콜로 인한 기존 손실 1조∼1조5000억원 외에 약 7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손실(기회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이동통신사업자, 거래선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타제품으로의 교환과 환불 등 판매 중단에 따르는 후속조치에 대해서는 이른 시간 내에 세부내용을 결정해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신뢰 회복 프로그램 마련해야

이제 삼성전자가 풀어가야 할 가장 큰 숙제는 13일부터 시작될 교환.환불을 연말까지 제대로 마무리하고, 갤럭시노트7으로 인해 잃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노트7 소손 발생으로 정밀한 조사와 품질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을 조절했으나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갤럭시노트7의 판매중단에 따라 생산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하면서 사실상 단종 절차에 들어갈 계획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차기 제품에서는 안전성을 공인받을 수 있는 기술적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의 기술적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만큼 차기작에서는 소비자들에게 혁신적 신기술보다는 안전한 제품이라는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기술적 안전성을 높일 대안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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