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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를 위해 '갤럭시노트7'을 버린다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1 16:02

수정 2016.10.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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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정부가 일제히 갤럭시노트7의 사용중단을 권고하면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생산과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

막대한 금전적 손실이 우려되지만 소비자의 안전과 신뢰를 위해 발빠른 결단을 내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첫 출시 이후 '세계 최고'로 인정받아 온 '갤럭시' 브랜드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사실상 '갤럭시노트7'을 버리는 뼈아픈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구매자들에게 교환과 환불 등 후속조치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찾는 과제를 안게 됐다. ▶관련기사 2,3면
■조사결과 보다 소비자 안전 우선...판매중단
11일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교환품에 대해 판매와 교환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한국국가기술표준원등 관계 당국과 사전 협의를 거쳐 이뤄졌다.
같은 날 국토교통부 역시 항공안전을 위해 갤럭시노트7 전제품에 대해 △항공기 내에서 전원을 끌 것 △항공기 내에서 충전을 하지 말 것 △위탁수하물로 부치지 말 것 등 사용제한을 권고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보도된 갤럭시노트7 교환품 소손 사건들에 대하여 아직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지만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생산·판매 중단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사실상 갤럭시노트7 단종수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CPSC)의 새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 조사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국표원이 이미 제품의 결함가능성을 지적했기 때문에 비슷한 조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

기기의 결함이 아니라고 조사결과가 나오더라도 두번이나 판매중단 사태를 겪은 제품이 시장에서 다른 제품들과 경쟁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선제적 판매중단은 '갤럭시'브랜드 신뢰 지키기 위한 결단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 CPSC의 공식적인 발표에 앞서 자체적으로 판매와 생산을 중단하며 선제적으로 나섰다.

사실상 단종 수순으로 보이는 판매 중단은 결국 삼성전자가 7년 이상 쌓아온 '갤럭시'라는 브랜드를 위해 갤럭시노트7을 희생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제품 하나를 단종하더라도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통큰 결단을 신속하게 내렸다는 신뢰는 지키겠다는 의지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에 따른 피해액은 1차 리콜로 인한 기존 손실 1조∼1조5000억 원 외에 약 7000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 손실(기회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빠른 교환-환불정책 발표
이날 삼성전자는 미국과 국내시장에서 갤럭시노트7에 대한 교환·환불정책을 재빠르게 발표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갤럭시노트7을 사용 중인 소비자들은 갤럭시S7 및 갤럭시S7 엣지로 교환하거나 구매처에서 전액 환불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를 교환하는 소비자들에게 통신요금이나 액세서리 구입에 사용할 수 있는 25달러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제공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는 이통사와 협의해 갤럭시 노트7 제품의 판매와 교환을 중단하고, 13일부터 제품 교환과 환불을 실시한다.
국내에서도 교환고객들에게는 3만원의 상품권을 제공한다.

그러나 향후 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와 교환·환불 과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간적, 금전적 피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지만 무엇보다 큰 과제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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