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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머스크, 현대상선-한진해운 인수 계획 없어"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04 14:58

수정 2016.10.04 14:58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가 현대상선 및 한진해운을 인수한다는 업계의 추측은 헛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소식통들은 머스크가 두 회사를 인수한다면 정치적 계산이 필요하고 시장점유율을 떨어뜨릴 위험도 있다며 차라리 더 작은 해운사들이 경영난에 빠질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이하 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머스크가 양사 모두 혹은 어느 하나에 대해서도 인수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을 인수한다는 소문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머스크는 한국 해운사들에게 정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두 선사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는 지난달 하순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머스크가 소속된 덴마크 복합기업 AP 묄러·머스크는 지난달 22일 발표에서 저유가와 운송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운송 사업부와 석유 등 에너지 개발 사업부를 분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AP 묄러·머스크의 미카엘 프람 라스무센 이사회 의장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새 배를 주문하는 것은 이제 끝났다"며 "우리가 성장하려면 인수를 통해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야 더 많은 배가 시장에 넘쳐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달 말 영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인터내셔널은 세계에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곳은 머스크뿐이라며 머스크가 양사의 자산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와 인터뷰한 다른 관계자는 "한국 정부는 적어도 한 곳의 한국 해운사는 유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것은 한국 수출품을 세계에 운송하기 위해 해운사를 보유해야 한다는 원칙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수가 결과적으로 머스크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이미 머스크가 주도하는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 가입이 확정된 상태인데 머스크가 굳이 현대상선을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덴마크 컨설팅업체인 시인텔리전스컨설팅의 라스 옌슨 최고경영자(CEO)는 "화물을 맡기려는 고객들은 (요금과 관련된) 위험을 분산하길 원한다"고 지적했다.
WSJ는 만약 머스크가 현대상선을 인수한다면 기존 고객들이 더 나은 요금을 제시하는 다른 해운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WSJ를 통해 머스크가 인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업계 경영자들은 머스크가 보다 작은 해운사들이 파산위기에 처해 매우 낮은 가격에 인수논의를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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