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탈출해법. 모든 것을 새롭게 하라(6.끝)] "韓기업 최대 병폐는 '수직적 조직구조'.. 상명하복부터 없애야"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03 18:09

수정 2016.07.03 18:09

강혜진 맥킨지코리아 파트너가 말하는 '한국기업 혁신 처방'
최고경영진 전문성 의존.. 조직 모두가 지시 기다려
나눠먹기식 성과 없애고 강한 주인의식 묘 살려야
[탈출해법. 모든 것을 새롭게 하라(6.끝)] "韓기업 최대 병폐는 '수직적 조직구조'.. 상명하복부터 없애야"

"상명하복형 업무 문화의 혁파 없이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이 나오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강혜진 맥킨지코리아 파트너(사진)는 저성장시대에 직면한 한국 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기업문화의 최대 병폐로 수직적인 조직구조를 주저 없이 꼽았다.

강 파트너는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한결같이 혁신과 민첩성을 지향하며 혁신이 조직 내부로부터 일어날 수 있도록 최대한 독려하고 있다"며 "이에 반해 많은 한국 기업들은 아직도 최고경영진의 사업적 전문성에만 의존해 조직 모두가 위를 보며 지시가 떨어지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조직은 다양한 개개인들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가 없다"며 "이제는 몇 명의 생각만으로 글로벌 완전 경쟁시대에 성공하기 어려운 만큼 최고경영자(CEO)들은 조직 안으로 눈을 돌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눠먹기식 성과 평가도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대표적인 폐단으로 지적했다. "학벌이나 스펙 기반의 대량 공채식 채용으로부터 비롯된 개인별 업무의 불명확성과 한국사회 특유의 공동체 의식과 충성심을 강조하는 문화에 서구식 상대평가를 형식적으로 도입하면서 생긴 게 '나눠먹기 식 성과 평가' 관행"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직 내에서 개인이 전문성을 쌓고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이를 활용해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이것이 공정한 평가와 보상으로 개인에게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한국 기업들은 잡혀있지 않다"며 "조직은 결국 개인들의 역량의 합이고, 조직적 역량이 촘촘히 쌓이지 않으면, 기본 체력 없이 마라톤에 나가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독불장군식 폐쇄적인 기업문화도 척결 대상으로 제시했다. 강 파트너는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한국 기업들은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관계관리, 다른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에 소극적"이라며 "동종 산업의 선도 경쟁사를 열심히 벤치마킹하며 따라잡으려고 노력하는 방식을 넘어 필요하다면 경쟁사와도 과감히 합종연횡하거나 이종산업과도 협업할 수 있는 외부 지향성을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강의 기적을 일군 한국 기업만의 문화 가운데도 계승 발전시킬 것들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중소기업할 것 없이 한국 기업은 비전의 전조직 공유, 임직원의 강한 주인의식, 강력한 리더십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인들의 근성과 우수한 인재성, 강한 주인의식 등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는 체계를 마련하려면 조직 내에서 틀을 깨는 혁신이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문화적 기반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킨지가 작년부터 대한상공회의소와 추진 중인 기업문화 개선 캠페인도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강 파트너는 "이번 캠페인은 야근, 보고, 회의 등 비효율적인 업무관행을 뜯어고치는 게 1차 목표"라며 "지난 3월 100개 기업 대상 조직진단 결과를 발표한 이후 삼성, SK 등 대기업들에서 직급 축소, 호칭 변경 등 초기지만 조직문화 혁신 의지를 잇따라 발표하는 인식 변화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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