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우려가 현실로" 中 칭화유니, 샌디스크 우회 인수…메모리 진출 가속화

김병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22 11:01

수정 2015.10.22 11:01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 샌디스크를 우회 인수했다. 중국의 메모리 시장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2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회사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경쟁사 샌디스크를 190억달러(약 21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웨스턴디지털의 1대 주주는 중국 칭화유니그룹 자회사인 유니스플렌더이다.

웨스턴디지털은 샌디스크를 주당 86.50달러, 총액 약 19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뉴욕 증시에서 20일 샌디스크 종가에 15%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이번 거래는 올해 반도체시장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샌디스크는 모바일 기기 저장장치를 생산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회사다. 올해 2·4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4.8%로 세계 4위다. 최근 컴퓨터나 데이터센터로 저장장치 공급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중국은 샌디스크 우회 인수로 메모리시장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국영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메모리 반도체 산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최근까지도 D램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시도했으나 미국 정부가 보안 문제를 이유로 거부하면서 실패했다.

중국 정부는 무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200억위안(약 23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지난해부터 해외 반도체 업체를 집중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인수 분야도 설계부터 파운드리 업체까지 다양하다.

베이징 후아 캐피탈은 지난해 8월 베이징 후아 캐피탈은 이미지센서 기업인 미국 옴니비젼을 19억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와 후공정 제조사 JCET가 자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싱가포르 스태츠칩팩의 지분 100%를 사들였다.

또 상하이 지역 펀드인 서밋뷰 캐피탈 등은 지난 3월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특수 D램 설계 업체인 ISSI를 6억4000만달러에 인수했다.
4월에는 동심반도체유한공사가 한국의 D램 설계 업체인 피델릭스의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샌디스크 인수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중국은 한국의 경쟁자로 부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국의 기술 격차를 고려하면 당장은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인력 유출 등의 부작용이 발생될 수 있다"고 전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fnSurvey